녀석의 컬러는 경이롭다.
간만에 녀석의 성장기를 둘러보자.
녀석은 2011년 3월 9일 파종하고, 사흘 뒤인 12일에 발아를 시작했다.
그리고 모종 포트에 옮겨 심은 지 이틀만에 키를 쑥 올리고 새싹을 틔워냈다.
처음 성장은 눈에 띨 정도로 빨랐지만,
이내 녀석이 잎새를 키워내고 있을 즈음에는 그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.
햇볕을 따라 해바라기 시켜주느라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.
어쨌거나 세 쌍동이 녀석들은 예쁘게 무럭무럭 잘 커주었다.
그런 녀석들의 성장에 부응하고자
모종 포트에서 드디어 좀 더 큰 새 집으로 분갈이를 해주었다.
분갈이가 맘에 들었는지, 녀석은 발아한지 50여일만에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고,
어린 녀석이 꽃대를 올리는게 안쓰럽기도 하고,
좀 더 풍성하게 키울려면 모종일 때는 꽃대를 따주라는 말에,
올라오는 족족 꽃대를 따버리던 시절도 있었다.
한 여름 더위같은 강한 햇살에 썬텐을 하듯 힘들어 하는 시간도 겪었지만,
이내 녀석의 성장에 박수쳐주며 꽃대 올리기를 허락해주기로 했다.
하지만, 곧
녀석이 올린 꽃대를 바라보다가 '넌 누구냐?'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되었다.
'애플블라섬인줄 알고 키워왔는데 너 왜 화이트인거냐?
네 정녕 내가 찾던 그 아이가 맞는거냐?'
녀석의 정체성을 의심하던 내게
침묵으로 일관하던 녀석은 서서히 숨겨두었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.
'오호~! 미안타~. 내가 반했던 그 녀석이 맞는게로구나! 바로 이 컬러얌...^^;'
녀석은 처음 봉오리를 올릴 때는 화이트지만,
서서히 연핑크의 색조로 물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.
한 송이에서 화이트-애플블러섬-핑크까지
여러 컬러를 관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는 녀석.
녀석을 한 번 보고나면,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.
볕이 좋다면 짙은 핑크로 물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...
어쨌든, 녀석 덕분에 행복 만땅이다. ^0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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